기원전 천년 경에 이미 이란 고원에는 이란인들이 거주했다. 그중 고대 왕국 메디아와 메디아를 이은 아케메네스 제국은 이란을 근동에서 가장 강한 민족으로 발돋움하게 했다. 아케메네스 제국은 조로아스터교라는 제국의 원리를 발전시켰는데, 이 신앙은 선과 악의 끝없는 대립과 종국적으로 다가오는 선의 승리라는 세계 인식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불과 빛을 숭배했기 때문에 조로아스터교는 흔히 배화교라는 이름으로 불리었고, 그들의 사원도 ‘불의 사원(Ateshgah)’였다. 조로아스터교는 단순한 자연 숭배에 머물고는 했던 고대 신앙을 추상적인 원리를 지닌 고등 종교로 나아가게 하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고, 근동 종교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그리스인들에 의하여 아케메네스조가 멸망하고, 헬레니즘 계통의 셀레우코스 왕조 통치를 받은 뒤에야 이란에서 다시 제국이 등장할 수 있었다. 북동부 유목민들의 왕조였던 파르티아와, 남서부에서 파르티아를 대체한 사산 제국이 그들이었다. 이들은 지중해 세력인 서쪽의 로마와 맞서면서 중동에서 패권 쟁패를 벌였다. 소위 ‘고대 페르시아’ 혹은 ‘이슬람 이전 페르시아’라고 불리는 시대의 유산은 이란이 여러 이민족에 정복된 이후에도 꿋꿋이 이란인들의 자부심으로 남게 된다.

7세기 비잔티움과 사산 제국의 영향을 받은 아랍인들이 이슬람을 바탕으로 제국을 건설하면서 이란은 다시 한 번 이민족의 치하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헬레니즘 제국과 아랍의 이슬람 제국 사이에는 차이가 명확했다. 그리스인들의 지배는 단명하였음은 물론이고 이란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새기지 못했다. 하지만 아랍의 지배는 수백 년을 이어갔으며, 결정적으로 이란인들의 종교를 조로아스터교에서 이슬람으로 바꾸어 놓으면서 이란 역사의 진로 전체를 바꾸었다. 우마이야 칼리프와 그 뒤를 이은 압바스 칼리프는 북아프리카에서 인도에 이르는 넓은 지역을 통치하며 세계 모든 이들을 이슬람 신앙 공동체로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로마의 시리아, 이집트와 페르시아 제국의 이란이 아랍인들의 통치 하에 합쳐지고, 중국, 인도, 서유럽의 물산과 지식이 칼리프의 보호 아래 집결되면서 이슬람 문화의 황금기가 펼쳐졌다. 아랍인들은 강력한 무력과 신앙을 지녔으나, 광대한 땅을 다스리는 정교한 기술은 없었기 때문에 페르시아인 궁정 관료와 기술자,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했던 관계로, 이슬람 황금기에서 페르시아인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이란에서 중앙아시아까지 뻗은 ‘이란 세계’에서 페르시아 학자들과 문학인들은 오늘날까지 인류 지식의 근간을 이루는 대업적을 남겼다.